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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ing in H Mart / Michelle Zauner 요약 본문

미셸 자우너의 회고록 "H마트에서 울다"는 작가가 어머니를 암으로 잃은 후 겪는 깊은 슬픔과 상실감, 그리고 어머니와의 관계를 음식과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탐구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가족의 비극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과 함께, 이민자 가족의 삶과 문화적 뿌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작가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 조안은 미셸에게 높은 기대를 걸었으며, 때로는 엄격하게 대했지만 그 모든 것은 딸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작가는 뒤늦게 깨닫게 된다. 미국이라는 문화적 배경 속에서 자라면서 어머니와 갈등을 겪기도 하였지만, 두 사람을 끈끈하게 이어준 것은 바로 '음식'이었다. 한국 음식은 어머니가 미셸에게 물려준 가장 소중한 유산이자,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는 매개체였다. 어머니는 미셸에게 김치를 담그는 법, 잡채를 만드는 법, 나물을 무치는 법 등 다양한 한국 요리의 레시피를 가르쳤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히 요리 기술을 전수하는 것을 넘어, 한국 문화와 정체성을 딸에게 심어주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음식은 작가가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어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언어였다.
작가가 뉴욕에서 음악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중, 어머니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는다. 이 충격적인 소식은 작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작가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어머니 곁으로 돌아와 간병인이자 동반자로서 어머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한다. 이 시기는 작가에게 지독한 슬픔과 절망의 연속이었지만, 동시에 어머니와의 관계를 다시금 깊이 들여다보고,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며 진정한 화해를 이루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작가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 대접하며 마지막 사랑을 표현한다. 어머니가 고통 속에서도 딸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은 작가에게 큰 위로이자, 어머니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작가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에 빠진다. 어머니의 부재는 작가의 삶에 거대한 공백을 만들었고, 그녀는 상실감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이때 작가를 지탱해 준 것은 다름 아닌 'H마트'였다. H마트는 한국 식료품 체인점으로, 작가에게는 단순한 슈퍼마켓이 아니었다. 그곳은 어머니와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자, 한국 문화를 통해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성지와 같은 곳이었다. H마트의 복잡한 진열대 사이를 거닐며 김치 냄새를 맡고, 익숙한 한국어 간판을 보며, 어머니가 좋아했던 음식 재료들을 고르는 행위는 작가에게 어머니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생생하게 상기시켰다. 낯선 미국 땅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던 어머니의 삶과, 그 유산을 이어받으려는 작가 자신의 노력이 H마트에서 교차하는 것이다.

H마트에서 한국 식료품을 구입하고 어머니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를 하는 과정은 작가에게 어머니를 기억하고,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상실된 정체성을 재구축하는 치유의 시간이 된다. 작가는 어머니의 레시피 노트를 뒤적이며 잊혔던 한국 요리들을 배우고, 한국어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노력은 어머니의 유산을 지키고, 한국인으로서의 자신의 뿌리를 더욱 단단히 하는 과정이었다. 음식을 통해 어머니와 정신적으로 재회하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며, 결국에는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슬픔 속에서도 삶을 지속할 힘을 얻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느끼는 깊은 애도와 상실감의 본질을 솔직하게 파헤친다. 슬픔은 불완전하고 혼란스러우며,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슬픔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머니가 남긴 문화적 유산, 즉 '음식'은 작가가 이 슬픔을 극복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결론적으로, "H마트에서 울다"는 한 개인의 슬픈 애가이지만, 동시에 사랑, 상실, 문화적 정체성, 그리고 음식을 통해 이어지는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작가는 어머니와의 관계를 음식을 매개로 생생하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달한다. 이 책은 어머니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랑이 음식과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증명이다. 이 모든 것은 미셸 자우너가 어머니를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유산이며,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 속에서도 빛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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